[아듀 2021] 변화무쌍 유통판...올해를 달군 이슈는
[아듀 2021] 변화무쌍 유통판...올해를 달군 이슈는
  • 권희진
  • 승인 2021.12.28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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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1조 클럽 달성 ·신규 출점 초강수
이커머스 판도 격변기...전례 없는 M&A 붐 불어
롯데·CJ 등 임원인사서 순혈주의 타파·직급 통합

[스마트경제] 2021년 국내 유통 시장을 뒤돌아 보면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한해로 압축된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급격히 성장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독주를 둘러싼 유통공룡의 인수합병(M&A) 열풍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국내 백화점들은 대내외적인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신규 출첨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를 장식한 유통 5대 뉴스를 간추렸다.

갤러리아명품관 이스트 외관/사진제공=갤러리아
갤러리아명품관 이스트 외관/사진제공=갤러리아

■ 보복소비 통했다...‘1조 클럽 백화점’ 11곳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은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하더니 매출 1조원대 점포가 1년 새 2배로 늘었다.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소비자의 발걸음이 백화점으로 이동, 통 큰 명품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은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곳에서 두 배 늘어난 수치다.

기존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에 더해 올해는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등 5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어 총 11곳이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고성장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보복소비’ 증가가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명품 오픈런' 일 만큼 해외 고가품이 백화점 실적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여의도 더현대 서울/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 “더 이상은 못 참아”... ‘신규 출점’ 초강수

국내 백화점은 또 장기화된 코로나19 돌파구로 ‘신규 출점’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했고 9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신세계 대전 아트&사이언스점이 각각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7년만의 신규점이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5년, 6년만의 출점이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최대 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강남 테헤란로 중심에 식음시설, 스파, 병원 등을 한데 모은 도심형 쇼핑몰 '더 샵스 앳 센터필드'를 선보였다.

AK플라자는 지난 10월 4번째 쇼핑몰인 광명점을 개점했다. AK플라자 광명점은 AK플라자 간판을 달고 출점하는 첫번째 지점으로 오프라인 대면 쇼핑 수요를 끌어온다는 구상을 내놨다.

코로나19 영향이 여전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새 점포에 적극적인 까닭은 위드 코로나 전환에 맞춰 체험형 공간을 갖추는 등 고객 집객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여론 악화에 고개 숙인 우유업계

올해 우유업계는 유독 대중 앞에 고개 숙이는 사건이 잦았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오너 홍원식 회장의 사과에 이어 ‘경영권 매각’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후 홍 회장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주식 양수 계약까지 맺었지만 돌연 매각을 결렬, 새 경영권 매각 주체로 대유위니아그룹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한앤코와는 여전히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밀어내기와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사건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불가리스를 등에 업고 반전을 꾀했으나 오히려 곤경에 빠지게 됐다.

그런가하면 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최근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를 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 네이버·신세계·쿠팡, 이커머스 시장 지각번동

코로나19 사태 속에 고성장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내년 '3강 2중' 구도 속에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올해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과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G9) 인수 등으로 요동쳤던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쿠팡과 네이버, 신세계의 SSG닷컴·이베이코리아 연합군이라는 3강 구도로 재편됐다.

이로써 새해에는 3강을 중심으로 SK그룹의 11번가와 롯데그룹의 롯데온 등 대기업 계열의 '2중'과 티몬, 위메프 등 중소 쇼핑몰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예단하고 있다.

이밖에 내년 상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는 배송 권역 확대와 오픈마켓 도입 등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이커머스 업계의 양극화와 함께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면서 "독자생존이 쉽지 않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유통 대기업 임원인사...“외부수혈·직급 통합”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유통 기업들은 올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 체계에 눈에 띄는 변화를 줬다. 

먼저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롯데맨'을 버리고 경쟁사 출신 영입을 불사했다. 

롯데는 쇼핑 대표에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영입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신세계, 이커머스 사업부를 총괄하는 나영호 부사장은 이베이코리아 출신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 해외패션 부문에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 박철규 사장을, 신세계는 신세계까사에 이베이코리아와 여기어때컴퍼니를 거친 최문석 대표를 앉혔다.

CJ는 이번 인사부터 사장과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등 6개 임원 직급을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재계 중 CJ가 처음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의 만두 대형화에 기여한 신유진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GSP리더(38)와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으로 티빙 성장에 기여한 황혜정 콘텐츠·마케팅 리더(48) 등 역대 최다인 11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CJ 관계자는 “연공서열과 직급 위주로 운용되는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있다”면서 “그룹의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 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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