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8조원 서울시 금고 잡아라”…역대급 ‘쩐의 전쟁’ 시작
은행권 “48조원 서울시 금고 잡아라”…역대급 ‘쩐의 전쟁’ 시작
  • 복현명
  • 승인 2022.03.18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5월중 금고 은행 확정
수성이냐 vs 진입이냐 눈치싸움 ‘치열’
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은행권이 서울시 금고 지기 은행을 차지하기 위해 ‘혈전’을 시작했다. 

각 시·도금고가 불황인 상황이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 입장에서는 영업망 확대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금고 은행은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큰 금액을 취급해 은행권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17일 서울시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주 내년부터 2026년까지 서울시 금고 운영을 맡게 될 은행 선정을 위한 ‘서울시 금고 지정 참가 설명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금고 은행은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한다. 서울시의 예산 규모는 올해 약 47조7000억원으로 전국 시금고 중 최대 수준이다. 시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서울시 세금 등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현금 수납과 지급, 유가증권 출납·보관, 유휴자금 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앞서 서울시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단수 금고를 유지해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상업은행(우리은행 전신)과 경성부(현 서울시)간 금고 업무 취급계약을 맺은 후 수의계약과 공개 경쟁을 거쳐 100년이 넘게 거래를 하며 사실상 서울시 금고 지기를 사실상 우리은행이 독점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지자체는 복수금고 운영을 통해 금고 약정을 수시로 해지하고 금고간 자금이체가 즉시 이뤄질 수 해야 한다’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에 따라 서울시가 금고 지기 은행을 복수로 운영하게 되면서 현재는 신한은행이 서울시 1금고(일반·특별회계, 우리은행이 2금고(기금)를 관리하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수성을, 우리은행의 경우 1금고 재탈환을 벼르고 있다. 

서울시 예산 결산기준 재정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18년 서울시 금고로 선정되며 약 3000억원 이상의 협력사업비를 출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4년간 해온 서울시 금고 지기 은행을 수성할 자신이 있다”며 “그간 시금고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노하우와 실력이 쌓였고 서울시 정책사업 입찰에 연이어 선정되며 경쟁력이 생겨 그만큼 서울시 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도 재선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만큼 전산시스템에서 자금관리까지 모든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1988년 시금고 수납시스템 전산화 이후 약 30년간 무사고, 무중단 등의 운영 안정성이 입증됐고 서울시내 최다 영업점과 자동화코너를 운영하는 등 이미 서울시민의 생활에서 밀접한 역할을 하고 있어 유리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선정때 탈락의 고배를 마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시금고 선정 평가항목 등을 면밀히 검토하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러다보니 서울시의 시금고 설명회에는 100명에 육박하는 시중은행 임직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 서울시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해지며 방어를 해야 하는 은행과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심화된 것이다. 

한편 서울시는 내달 5일부터 11일까지 시금고 지정 제안서 접수를 진행하고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구성, 같은달 서울시 금고를 선정할 예정이며 약정 체결은 5월 중 실시된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시·도금고 계약이 경쟁 입찰로 바뀌면서 은행들이 지자체에 제시하고 있는 출연금(협력사업비) 규모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금고 은행이 되면 서울시의 세입과 세출을 통해 수익은 물론 향후 25개 자치구 금고 운영권 확보 경쟁에도 유리하다”며 “대다수 지자체 금고 은행 선정시 기존 은행들이 재선정된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서울시 금고 선정은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