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보국’ 앞장선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향년 90세로 별세
‘제약보국’ 앞장선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향년 90세로 별세
  • 권희진
  • 승인 2023.05.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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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사진제공=JW그룹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사진제공=JW그룹

 

[스마트경제]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1일 JW그룹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지난 달 30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66년 회사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이 명예회장은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했다.

‘리지노마이신’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경영위기로 어렵던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 제약 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역할을 했다.

‘리지노마이신’은 1973년 12월 영국 약전(B.P)에도 수록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1969년 5월 19일 발명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항생제 합성 분야에서 큰 성공을 이룬 이 명예회장은 1974년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의 합성에도 성공, ‘피바록신’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해외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국내 제약 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머크, 애보트 등 유럽 및 미국 주요 제약사들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기술적 입지를 굳혀나갔으며,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문 치료의약품 중심의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1970년대부터 이어진 고도성장의 기반이 됐다.

이어 1970년대 초반에는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2월 제14대 한국제약협회장 취임하며, ‘기업윤리관 확립’, ‘환경변화 대응능력 배양’, ‘협회의 조직기능 효율화와 위상 제고’ 등 3대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약가관리체계 자율화, 건전한 납품질서체계 확립, 회전기일 단축과 적정이윤 확보를 비롯하여 윤리위원회 설치와 자정운동 강화, 신약개발 지원정책 마련, 각종 행정규제 완화 등의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이 밖에도 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인 JW 세리악(Theriac, 현재 미국 보스턴 소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삼아 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임상3상 신약 1호인 항생제 ‘큐록신’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이 명예회장은 2011년 사재 200억 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은 보건의료 분야 학술연구와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지역사회 대상 봉사활동과 기초과학자 주거비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2013년에는 창업자인 故성천 이기석 선생을 기리고 고인이 평생 실천했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성천상’을 제정, 음지에서 헌신적인 의료봉사를 통해 의료 복지 증진에 기여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해 그 업적을 기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이 명예회장은 “JW중외제약이 기초수액과 같은 필수의약품 생산과 공급으로 인류의 건강문화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장애인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를 밝게 만드는 존재”라는 지론 하에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 없이 문화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5년 국내 최초 기업 주최 장애인 미술 공모전인 JW아트어워드를 제정, 장애 예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활동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03년도부터 ‘악보를 읽을 수조차 없는’ 중증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합창단 ‘영혼의소리로’를 후원하고 있다. 후원회장으로서 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합창단은 2009년 유럽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안톤 브루크너 국제 합창대회에 직접 참가, 세계인 앞에서 한복을 입고 멋진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명예회장의 장례는 JW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5월 3일 오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이다.

 

 

권희진 기자 hjk7736@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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