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의 저명한 서예가이자 서화 감식가였던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집대성한 서첩인 ‘근묵’이 지난 20일 새롭게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근묵’은 오세창이 1943년 80세의 나이에 엮은 서첩으로 가문의 8대에 걸친 수집품의 토대 위에 오세창의 감식안이 더해진 역작이다. 

첩장본(帖裝本)의 서첩 34책과 선장본(線裝本)의 목록 1책으로 구성돼 있는데 정몽주(鄭夢周, 1337~1392)에서 이도영(李道榮, 1884~1933)에 이르기까지 약 600년에 걸친 1136명의 필적 등 국내 최대 분량의 자료가 총망라돼 있다.

‘근묵’은 수록된 필적의 시대적 분포가 고려 말에서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고 서사자의 신분 계층도 국왕에서 중인, 승려 등에 이른다. 

또한 수록된 필적의 문체, 내용 또한 한문학의 거의 모든 장르를 포괄하고 있으며 특히 서간문의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서사자가 처한 사회 경제적 상황, 당시의 사회상·생활상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역대 명필들의 필적이 빠짐없이 성첩되어 있어 각 시기에 유행하던 서풍, 그 변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서예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주목된다. 

성균관대 박물관은 현재 ‘근묵’을 비롯해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성균관의 보물, Layers of culture’ 특별전을 진행중이다.

2024년 3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동아시아학술원 존경각(尊經閣)이 소장하고 있는 또 다른 보물인 ‘춘추경좌씨전구해(春秋經左氏傳句解)’와 한국 최초의 태교법 교습서인 ‘태교신기(胎敎新記)’ 등도 선보인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신유본(1861년, 철종 12) 22첩을 입체적으로 세워 지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김대식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관장은 “‘근묵’은 수록된 필적의 시대적 분포가 고려 말에서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고 쓴 사람의 신분도 국왕에서 중인, 승려 등에 이르며 그 범위가 폭넓다”며 “역대 명필들의 필적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어 각 시기에 유행하던 서풍, 그 변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어 한국서예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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