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돌 맞은 농심 '안성탕면', 장수비결은 '도화지 같은 라면'
40돌 맞은 농심 '안성탕면', 장수비결은 '도화지 같은 라면'
  • 권희진
  • 승인 2023.10.0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면시장 역전 이뤄낸 일등 공신
현재도 라면시장 판매 순위 탑 3
구수하고 얼큰한 우거지 장국 맛
사진제공=농심
사진제공=농심

 

[스마트경제] 식문화 트렌드가 빠른 한국은 매년 히트 상품을 쏟아내지만 장수 브랜드로 살아남기란 녹록지 않은 시장이다.

농심이 1983년 처음 선보인 국민 라면 ‘안성탕면’은 트렌드를 역행하는 제품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며 존재감을 드려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안성탕면의 누적 판매량은 160억 개를 돌파했고, 단일 품목으로 지난해 1200억 원을 달성하며 메가브랜드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도 라면시장 순위 3위를 꿰차고 있는 안성탕면은 이달 중 신제품을 출시를 앞두고 또 한번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선다.

‘라면은 국물 맛’...새 패러다임을 열다

‘내 입에 안성맞춤'이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안성탕면은 옛날 시골 장마당에서 맛볼 수 있는 우거지 장국의 맛을 재현해 보자는 제안에 따라 개발됐다. 푹 고아 우려낸 깊은 진국의 맛을 구현하고자 농심은 1982년 업계 최초로 안성에 스프전문공장을 세웠고, 안성탕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농심은 1983년 9월 진공건조라는 첨단 스프제조방식이 적용된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소뼈와 고기에서 우러난 깊은 맛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울려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우거지 장국의 맛을 그대로 살려냈다.

안성탕면은 출시 3개월 만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라면시장에는 ‘영남탕’, ‘호남탕’, ‘서울탕’ 등의 미투(모방) 제품이 잇따라 등장해 당시 안성탕면의 인기를 반증하기도 했다. 한국라면 역사 속에서 안성탕면은 너구리(1982년 출시)와 함께 ‘라면은 국물 맛’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처음 접목한 라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1위 등극의 일등 공신

농심이 라면 업계에 뛰어든 1965년에는 삼양식품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시장에는 삼양라면과 롯데라면(농심)을 비롯해, ‘풍년라면’(풍년식품), ‘닭표라면’(신한제분), ‘해표라면’(동방유량), ‘아리랑라면’(풍국제면), ‘해피라면’, ‘스타라면’ 등의 제품이 경쟁을 벌이고 있었으나, 실상은 삼양식품이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1969년 들어 삼양식품과 농심만이 살아남아 두 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로 정착되었으나 삼양식품이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농심은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농심이 시장점유율 역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안성스프전문공장에서 탄생한 안성탕면이다. 만년 2위 기업이었던 농심은 안성탕면 출시 이후 1년 6개월 만인 1985년 3월 마침내 점유율 40.4%를 기록하며 1위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2위 삼양식품 39.6%) 이후 농심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기존 제품의 맛 개선 노력 등으로 2위 업체와의 간격을 더욱 넓혀 나갔다.

90년대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됐다.

안성탕면은 15.5%의 점유율로 1위를 달렸으며, 신라면 14.0%, 육개장사발면 6.9%, 너구리 5.8%, 짜파게티 4.9%가 그 뒤를 이었다. 

이후 안성탕면은 1991년 들어 ‘사나이 울리는 매운맛’ 신라면(1986년 출시)에게 1위 바통을 넘겨줬으며, 현재까지 라면시장 판매순위 TOP3에 이름을 올리는 메가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어떤 재료도 안성맞춤 ‘안성탕면’

어떤 재료와도 찰떡궁합을 선보이는 안성탕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는 도화지 같은 라면’이라 불리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은 안성탕면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로 꼽히는 계란과 파는 물론, 굴과 대게, 버섯, 매생이, 돼지 목살 등 각양각색의 재료를 넣어 안성탕면을 즐기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자체 진행한 시장 조사 결과에서도 평소 안성탕면을 즐겨 먹는 소비자의 90%가 안성탕면이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고 응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안성탕면은 옛날 시골 장마당에서 맛볼 수 있는 우거지 장국을 모티브로 개발한 제품이다. 즉, 된장이 국물 맛을 내는 기본 재료로 사용된다. 농심은 안성탕면이 어떤 재료와 만나도 최상의 궁합을 선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된장’에 있다고 설명한다.

순하군 안성탕면/사진제공=농심
순하군 안성탕면/사진제공=농심

 

스코빌 지수 0의 ‘순하군 안성탕면’ 선보여

농심은 오는 23일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신제품 ‘순하군 안성탕면’을 선보인다.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스코빌지수 0의 순한맛 제품으로 중량과 가격이 기존 안성탕면과 동일하다. 

농심 순하군 안성탕면은 닭육수를 더해 감칠맛을 더욱 살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안성탕면의 맛을 이루는 구수한 된장과 소고기 육수에 닭육수가 더해져 한층 깊고 진한 국물맛을 낸다는 평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세분화되며 다양해지고 있다”라며 “라면을 좋아하지만 얼큰함보다는 순한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라고 설명했다.

 

 

권희진 기자 hjk7736@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