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HMM 새 주인 된다…해운 강자로 재계 10위권 도약
하림, HMM 새 주인 된다…해운 강자로 재계 10위권 도약
  • 권희진
  • 승인 2023.12.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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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금액 6조4000억원…영구채 전환 유예조건 철회

 

[스마트경제]  하림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새 주인으로 선정되면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 선정했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HMM 매각을 위해 지난달 실시한 본입찰에서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매각 측은 이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림 측에서 인수 조건을 두고 여러 요구사항을 내놓으면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지체돼 왔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매각 측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매각 측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미 벌크선사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은 '닭고기'로 잘 알려진 종합식품기업이다.

1978년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설립하며 육계사업에 진출했고 1986년 옛 하림식품을 세운 뒤 축산뿐만 아니라 사료·식품가공·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하림은 축산·식품업에 머무르지 않고 2015년에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했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HMM을 사들이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갖춘 선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 해운사로 올해 상반기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화물 1억t(톤)을 전 세계에 운송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이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인수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은 사이클이 있는 해운업의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서 "앞으로 물류 사업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달 1일 기자들과 만나 HMM 인수전 참여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며 "(밸류체인 강화는)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와 금융계 내부에선 하림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본계약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무엇보다 자금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하림은 HMM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자산이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재계 13위로 14계단 뛰어오르게 된다.

 

 

 

 

 

 

권희진 기자 hjk7736@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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