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에 건자재업계도 ‘비상’… 사업 다각화 ‘분주’
건설경기 악화에 건자재업계도 ‘비상’… 사업 다각화 ‘분주’
  • 이동욱
  • 승인 2020.02.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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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LG하우시스·한샘’ 영업이익 나란히 곤두박질
서울 가구·가전 소매업 점포 2년 만에 338개 감소
“제품의 품질과 가성비 등 여러 요소 따져야 할 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가구·건자재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손님이 끊긴 강남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가 썰렁한 모습. 사진=이동욱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가구·건자재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손님이 끊긴 강남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가 한적한 모습. 사진=이동욱 기자

[스마트경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가구·건자재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12·16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최근 주택 매매 시장이 냉각기에 빠지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방산업은 주택 거래 이후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 건설 업황이 워낙 위축된 데다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것도 실적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더 이상의 실적 부진을 막기 위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단기에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요인 또한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9일 가구·건자재업계에 따르면 KCC와 LG하우시스, 한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도(2018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CC의 2019년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1335억원, 2조7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5%, 11.7% 감소했다. 특히 KCC의 영업이익은 2017년 3298억원에 달했으나 2018년 243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G하우시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687억원, 3조1868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2.3%, 2.4% 줄어들었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9% 급감했다.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1569억원을 기록한 뒤 △2017년 1454억원 △2018년 703억원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어 한샘의 2019년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558억원, 1조702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0.3%, 11.7% 감소했다. 한샘의 영업이익은 2016년 1600억원에 달했으나 2017년 1405억원을 기록하며 쪼그라들고 있다.

가구·가전 소매업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의 가구·가전 소매업 점포 수는 2016년 2분기 7010개까지 늘었다가 2018년는 6672개로 감소했다. 2년 반 만에 338개(4.8%) 감소한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주택시장이 침체일 때는 연관 산업에 대한 수요 역시 위축됨에 따라 그 파급 효과가 크다”며 “연관 산업의 시장 축소에 따른 서민·지역경제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입성한 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가구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이뤄졌다.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까지 기존의 가구는 집과 함께 수십 년 이상 사용하는 물건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옷의 개념이 됐다.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자 건설 분야를 벗어나 화장품 원료·고기능 소재 부품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합판과 유리 자재는 중국과 동남아 등 저가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한샘은 온라인 포털사이트와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10년 전 가격 그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리하우스(리모델링 패키지 상품)는 다 좋은데 비싸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실제 한샘은 지난해 4분기부터 리하우스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을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미래먹거리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택 경기 부진 장기화는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은 확장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건자재업계의 외형감소도 커지고 있다”면서 “사업다각화로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B2C 시장을 고려했을 때 제품의 품질과 가성비 등 여러 요소를 따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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