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가루 분유 논란, 남양유업 ‘블랙컨슈머’에 강경 대응
녹가루 분유 논란, 남양유업 ‘블랙컨슈머’에 강경 대응
  • 양세정
  • 승인 2019.05.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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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녹가루 분유 제보 소비자는 블랙컨슈머”
제조 과정 외에 유통 과정, 소비자 과실도 있지만 책임은 고스란히 제조 기업에
식품업계가 또다시 블랙컨슈머 공포에 떨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인스타그램
식품업계가 또다시 블랙컨슈머 공포에 떨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인스타그램

[스마트경제] 식품업계에 블랙컨슈머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이 식품에서 발견된 이물질에 민감한 만큼,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분유 제품 이물질 사고로 계속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분유 캔이 녹슬었다는 일명 ‘녹가루 분유’ 사태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해당 소비자는 남양유업 분유 제품에 녹이 슬었다며 한 매체에 제보했고, 영유아가 먹는 제품인 만큼 이에 민감한 부모들 사이로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남양유업은 보도 직후인 지난 8일부터 공식 SNS를 통해 5건 게시물을 올리며 남양분유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소비자가 “우리 두 아들이 조폭이다. 100억을 내 놓으라, 안되면 5억을 달라는 협박만을 지속했다”며 “해당 블랙컨슈머의 악의적 요구에 대해 민 형사상 고소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소비자가 한 달 반가량 진단확인서와 식약처 검사 신고는 하지 않은 채 협박만을 지속했다고 남양 측은 설명했다. 이어 분유 업계 전반에 걸친 안전이슈 이후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검증 확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남양은 공정 과정 영상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자사 분유에서 코털과 코딱지로 보이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루머가 퍼졌을 때도 남양 측은 이물방지 시스템상 공정과정에서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며 정면반박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오랜 기간 동안 분유 업계 선두주자로 꼽혀 왔다. 대리점 갑질 사건이 일어났던 지난 2014년 이후 시장점유율은 점차 하락했지만 여전히 50%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소비자 강경 대응은 분유 1위 기업에 대한 자신감과 지난해 10월 분유 논란을 극복한 것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식품업계는 이물 발견 제보로 여러 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올해 초 한 식품기업 라면 제품에서는 공장 장갑이 발견됐고, 최근 한 유통기한이 남은 생수에도 초록색 이물질이 나왔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식품인 만큼 이물질 발견 소식은 급하게 확산됐다.

올해 초 남양유업 ’아이꼬야 우리아이주스’와 매일유업 ‘요미요미 안심아이차’ 경우에는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두 업체는 캔 모양 종이 용기인 카토캔이라는 친환경 포장 소재를 사용했는데,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제보가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해당 소재는 알루미늄캔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져, 배송‧유통 과정에서 제품에 작은 구멍이 생겨 내용물이 변질되는 핀홀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현재 다수 식품기업은 사건 접수 후 이물질 발생 경로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조 공정, 유통, 보관 가운데 기업 책임이 발견될 경우 보상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같은 보상 방식을 악용, 악의적인 블랙컨슈머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가 보상을 빌미로 이물질을 일부러 조작하는 등 발견 직후 금전을 요구하고, 기업이 대응하지 않을 시 커뮤니티에 글을 퍼뜨리거나 매체에 제보하는 경우다.

이번 남양유업 사태에 대해 누리꾼도 점차 해당 내용 제보자가 의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블랙컨슈머에는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해당 소비자와 통화했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남양 측 주장은 신빙성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문의를 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온라인 커뮤니티나 매체에 제보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대다수 식품 기업이 자동화 공정 과정으로 생산해 이물질이 혼입되기는 어려운 구조고,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더라도 결국 책임은 고스란히 제조기업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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