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회장이 자랑하던 200억 로봇… 알고 보니 속 빈 강정?
양진호 회장이 자랑하던 200억 로봇… 알고 보니 속 빈 강정?
  • 백종모
  • 승인 2018.11.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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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 로봇 / 사진=유튜브 영상 중
한국미래기술의 '메소드' 로봇 / 사진=유튜브 영상 중

 

전 직원 폭행 영상 유출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자랑해 마지않았던 '메소드'라는 로봇이 있다. 이 로봇도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기술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되고있다.

한국미래기술은 2017년 '메소드'라는 이름의 이족 보행 로봇을 제작해 발표하고, 이후 개량 버전을 두 차례 더 공개했다. 영화 '트랜스포머' 속 로봇을 제작한 디자이너 비탈리 불가로프가 디자인한 메소드는 흡사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과 같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첫 발표 당시 국내외 언론에서 메소드 로봇이 화제가 됐는데, 당시 한 유명 유튜버는 이 로봇 기술에 헛점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라트비아 출신 유튜버 알랜 말랙제니안(CaptainDisillusion)은 지난해 4월 메소드 로봇에 대해 "할리우드 콘셉트 아티스트를 기용해 그럴싸하게 외관을 꾸몄을 뿐,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PTR그룹의 수석 엔지니어인 브라이언 그레고리는 "'메소드'는 행사용 로봇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 사진=CaptainDisillusion 유튜브 영상 중

 

로봇은 천장에 고정된 줄에 매달려 있고, 걸을 때는 사람이 타지 않는 등 걷는 동작만 취할 뿐 실제로 걷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팔다리를 동시에 움직이지 못하며 손가락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조종사의 팔의 움직임에 따라 로봇의 팔이 작동되는 기술은, 이미 1988년부터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사용된 기술이라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의 협력 업체 PTR그룹의 수석 엔지니어인 브라이언 그레고리도 해당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메소드 로봇은 '행사용 로봇'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레고리는 "로봇의 팔이 움직일 때 균형이 불안정해지고, 걷는 동작을 취할 때 무게 중심이 일정치 않게 움직인다"며 "행사용 로봇에 불과하다. 몬스터 트럭 레이싱과 같은 부류다. 군사용이나 산업 용도로는 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몬스터 트럭 레이싱은 4륜차를 개조해 벌이는 엔터테인먼트 쇼를 말한다.

메소드와 같은 행사용 로봇은 최근 일본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관련기사 : 트랜스포머가 현실로…일본서 초대형 변신 로봇 시연 

지난 5월 일본에서 일본 브레이브 로보틱스 등 3사가 공동으로 선보인 'J-deite RIDE'로, '기동전사 건담'의 애니메이터 쿠니오 오가와라가 디자인을 맡아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4M 길이의 이 거대 로봇은 사람 두 명을 태운 채 자동차와 이족 보행 형태를 오가며 '변신'도 할 수 있다. 자동차일 때는 최대 시속 60km로 주행이 가능하며, 인간 형태일 때는 최대 3시간까지 걸을 수 있다. 배터리를 내장해 별도 전원도 필요 없다.

제작 동기나 과정도 메소드와 비슷하다. 'J-deite RIDE'의 제작자도 애니메이션 속 로봇을 현실화 시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어린이날 야외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어린이들 앞에서 로봇을 시연해 큰 호평을 받았다는 현지 보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BRAVE ROBOTICS 유튜브 채널
사진=BRAVE ROBOTICS 유튜브 채널
사진=BRAVE ROBOTICS 유튜브 채널
사진=BRAVE ROBOTICS 유튜브 채널

 

양진호 회장의 불법 음란물 유통 관련 의혹을 제기한 매체는 "양회장이 이렇게 번 돈으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홍보했다"고 일침했다. 또한 관계자를 인용해 "양진호 회장은 평소 측근들에게 이 로봇을 '200억 짜리 장난감'이라고 불렀다"고 폭로했다.

양진호 회장 또한 어린시절 마징가Z나 태권V를 보고 자란 꿈을 현실화 시키고 싶은 마음에 로봇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불법 음란물 영상으로 큰 돌을 벌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그가 현실화시킨 꿈의 결정체인 로봇 또한 빛이 바래게 됐다.

한편 30일과 뉴스타파는 2015년 4월 양진호 회장이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 A씨가 위디스크 인터넷 사이트 고객 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아이디로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 올려주겠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A씨를 사무실에 불러내 폭언과 폭행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A씨는 양진호 회장이 가진 재력과 권력이 두려워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디스크의 실소유주인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 사진=양진호 회장 페이스북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 / 사진=양진호 회장 페이스북

 

이 매체는 31일 양진호 회장이 2016년 가을 위디스크 직원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일본도와 컴파운드 보우로 닭을 잡도록 강요하는 영상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양진호 회장이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가 하면 강제로 직원들에게 머리를 염색시킨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으로 인해 논란이 일자 1일 양진호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저에 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 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 직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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