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에 ‘金겹살’된 삼겹살… 한돈농가, 소비 위축될까 위기감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金겹살’된 삼겹살… 한돈농가, 소비 위축될까 위기감
  • 양세정
  • 승인 2019.05.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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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돼지고기 가격 ASF영향 없어… "과거에 비하면 삼겹살 높은 가격 아냐"
국내 생산 농가는 소비 위축으로 생존 위협 느끼기도
최근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슈와 계절성 요인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한돈 농가들은 한숨짓고 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최근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슈와 계절성 요인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한돈 농가들은 한숨짓고 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스마트경제] 최근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슈와 계절성 요인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한돈 농가들은 한숨짓고 있다. ‘금겹살’ 삼겹살로 불리고 있지만, 다수 농가는 소비 위축으로 생업을 접어야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은 지난 2월 지속적으로 올라 5월 평균 가격은 2월에 비해 약 15%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일일 소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00g당 가격은 195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평균 소매가격 1684원에 비해 300원 가까이 올랐다.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오르자 주요 원인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적됐다. 중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부족한 돼지고기를 수입하자, 국제 돼지고기값과 국내산 돼지고기값까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중국발 ASF의 영향이 아직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난 1,2월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돼지고기 소매가격 때문에 소비자가 가격 상승폭을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돈농가 측 설명이다. 

이달 7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950원은 평년 1907원, 지난달 1875원에 비해 각각 약 2.3%, 4%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2017년 2000원과 2016년 1885원에 비하면 오히려 하락했다. 

가격 상승으로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봄이 되면 나들이객이 많아지고 개학 등에 따른 학교 급식으로 자연스레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른다. 

또한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가격 상승폭을 크게 느끼는 이유는 지난 1, 2월에 돼지고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폭락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돼지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684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훨씬 낮았다. 

한편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편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한편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이달 현재 ㎏당 4154원으로 전년 동기 가격인 4635원보다 10%가량 낮다. 그나마 돼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던 1, 2월에 비하면 오른 편이다. 

경기 이천의 한돈농가는 “경기불황으로 지난 6개월간 생산비 이하의 돈가가 지속된 상황에서 ASF 이슈까지 터져 생업을 아예 접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도 모른 채 날마다 돼지고기값이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돈농가들이 큰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비춰져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돈농가는 ASF가 전국민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돼지고기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 오히려 소비가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SF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은 돼지고기 수입상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은 9만5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경기 포천의 한돈농가는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 70% 선이 무너질 정도로 수입물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2000여 마리를 살처분 한 경험이 있어 ASF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크고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식 한돈자조금 위원장은 “연초부터 돼지가격이 최근 5년 사이 최저가격을 형성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맞이했는데, ASF로 인해 한돈산업은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ASF가 발병하면 농가뿐 아니라 가공업, 음식업 등 관련 산업까지 흔들릴 수 있어 ASF 유입 방지에 전국민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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