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나' 경남제약 상장 폐지 논란… 삼바와 다른 결정에 주주들 '분노' 
'레모나' 경남제약 상장 폐지 논란… 삼바와 다른 결정에 주주들 '분노' 
  • 양세정
  • 승인 2018.12.17 2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거래소 같은 분식회계에 삼바 '봐주기' 논란… 경남제약은 '폐지' 삼성바이오는 '유지'
경남제약 상장폐지에 소액주주들 분노… 청와대 청원글 60건 넘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경남제약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사진=경남제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경남제약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사진=경남제약

[스마트경제] 한국거래소의 경남제약 상장폐지 결정으로 5000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같은 분식회계 혐의로 심사를 받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유지와 비교해 형평성 논란도 벌어졌다. 

비타민 '레모나'와 무좀약 '피엠'으로 알려진 경남제약은 지난 3월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 결과, 가공 거래를 통해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과대 계상하는 등 회계처리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분식회계로 추정되는 금액이 49억8900만원에 달해 과징금 4000만원, 검찰 고발, 감사인 지정 3년 등 제재를 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결국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를 열고 경남제약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분식회계 의혹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해 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기심위 심의 결과 상장유지로 판정된 것과 비교, 경남제약 상장 폐지 결정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경남제약 상장 폐지가 삼성바이오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의 경우 현시점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반면에 경남제약은 지난 5월 기심위에서 개선 기간 6개월을 부여했으나 현재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향후 경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남제약 주요 사건 일지
경남제약 주요 사건 일지

경남제약이 상장폐지에 이른 데에는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와 내부경영권 분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희철 전 대표의 구속과 소액주주들의 전문 경영인 해임 등의 사건으로 기업의 계속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는 2007년 경남제약 인수 후 2008년 분식회계로 실적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이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지난해 횡령‧사기 등으로 3년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회사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였던 전문경영인들도 지난 8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에 의해 해임됐다. 경영진들이 임기를 연장하거나 거액의 퇴직금을 받기 위해 미리 특정업체를 내정했다며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경남제약의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KMH아경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지난 10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조합운용(GP)을 맡고 하나금융투자신탁이 유한책임사원(LP)로 조성된 신기술투자조합 마일스톤KN펀드가 경남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거래소의 상장폐지 조치에 있어 가장 큰 피해자는 5000여 명에 달하는 경남제약 소액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불만과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기심위의 경남제약 상장폐지 결정에 항의하는 글들이 60여 건 넘게 올라왔다. 특히 이들은 분식회계로 거래가 정지됐던 삼성바이오로의 상장유지와 비교해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심위가 지적한 경남제약의 경영 지속성과 재무 안정성에 대해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테디셀러인 레모나로 쌓은 국내 입지와 지난해 11월 중국 수출을 위한 현지 법인을 설립, 중국 온라인시장에서도 유통되고 있는 점을 들어 경남제약의 실적 회복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 최대주주로 올라선 사모펀드도 유상증자를 단행, 해당 자금으로 중독증 치료제 신약 개발 계획에 있다는 점 등도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경남제약이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경남제약
경남제약이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경남제약

한편, 경남제약은 3일간의 침묵을 깨고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경남제약은 사과문에서 "지난 2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거래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기업심사위원회가 내린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안타깝다"며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최종 심사에 앞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상장 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 심의‧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