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모비스, 주총서 표대결로 엘리엇에 완승
현대차·모비스, 주총서 표대결로 엘리엇에 완승
  • 한승주
  • 승인 2019.03.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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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등 엣리엇 제안, 주총 표대결에서 모두 패배
이사회 안건 원안대로 가결…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굳히기 가속도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본사에서 열린 현대차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검표위원들이 의안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본사에서 열린 현대차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검표위원들이 의안 투표 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스마트경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미국계 행동주의 엘리엇과의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각사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22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됐다.

엘리엇은 지난해 5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안 관련한 임시주주총회를 취소시키기도 했지만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지나친 고배당 제안 요구로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현대차는 주총에서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안했고 서면표결을 진행한 결과 사측 제안이 86%의 찬성률을 얻은 반면 엘리엇의 제안은 13.6%만 찬성했다.

앞서 국제의결권자문기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현대차 측의 손을 들어주며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의 일회성 배당 문제점을 지적하며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비용이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ISS도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이 이뤄지면 향후 연구개발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대차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제안주주의 배당액은 너무 지나치다”며 “배당금이 혹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4000원으로 하는 안건이 69%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주당 2만1967원, 2만6399원의 배당금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우선주를 포함해 총 배당금이 7조원 규모에 이르는 금액이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임영득 의장이 회사측이 제안한 안건을 주주 승인을 얻어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임영득 의장이 회사측이 제안한 안건을 주주 승인을 얻어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차는 사외이사 선임 표결에서도 큰 표 차이로 엘리엇을 압도했다.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존 Y.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은 모두 탈락했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현대차에게 지지를 표명했던 ISS가 사외이사 선임은 현대차와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해 접전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사측의 싱거운 승리로 끝이 났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이사회가 추천한 칼 토마스 노이먼 박사와 브라이언 존스 등 2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 수를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자는 엘리엇의 제안도 21.1% 찬성에 그치며 부결됐다.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원안대로 승인됐다. 현대차 사내이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원히 현대차 사장, 알버트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 본부장 등 3명이 선임됐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사회를 거쳐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4인 대표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돼 대표이사를 겸임할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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