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우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 저렴한 친환경 소재로 폐열회수 위한 획기적 열전소재 개발
전석우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 저렴한 친환경 소재로 폐열회수 위한 획기적 열전소재 개발
  • 복현명
  • 승인 2024.03.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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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우(왼쪽)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명우 고려대 박사후 연구원. 사진=고려대.
전석우(왼쪽)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명우 고려대 박사후 연구원. 사진=고려대.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전석우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값싸고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폐열회수를 위한 획기적인 열전소재 제작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본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IF: 16.6)’에 3월 14일 오후 7시(한국 시간 기준)에 온라인 게재됐다.

‘열전기술’은 열과 전기 사이의 에너지 변환 기술로써 자연계의 태양열이나 체열, 폐열 등의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변환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변환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열전기술을 통해 ‘열을 이용한 발전 효과’와 ‘전기를 이용한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전통적 산업에서의 폐열회수뿐 아니라 에너지 하베스터, 자가 동력 센서 등 첨단 산업 분야까지 폭넓은 활용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전소재의 에너지 변환 효율은 ‘열전 성능 지수(zT)’에 의해 결정되며 소재 내부에서 전기는 잘 통하되 열의 흐름은 억제해야 열-전기 변환 효율이 향상된다. 

결과적으로 높은 전기전도도와 제백계수(Seebeck coefficient), 그리고 낮은 열전도도를 가지는 소재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전기술의 장점으로 인해 다양한 열전소재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보이는 열전소재는 값비싸고 독성을 갖는 물질에 국한돼 있다.

연구팀은 값이 싸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데다 보편화된 공정으로 제작 가능한 산화아연(ZnO)에 주목했다. 

산화아연은 열전도도가 높아 열이 빠르게 흘러가는 특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낮은 열전 성능 지수를 갖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산화아연의 열 흐름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첨단 나노 반도체 공정을 이용, 200~3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의 무수히 많은 구멍이 규칙적인 정렬 형태를 보이는 ‘3차원 나노-쉘 구조의 산화아연’을 제작했다.

소재의 열은 ‘포논(Phonon)※’에 의해 전달되는데 기존 벌크 산화아연과 달리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나노-쉘 구조의 산화아연은 수많은 나노구조 계면에서 포논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방해해 기존 보고된 산화아연 대비 열전도도를 약 10배 이상 감소시켰다.

또 값싸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그래핀 양자점(Graphene quantum dot, GQD)을 코팅해 산화아연 나노구조 계면 이외에 추가적인 그래핀 계면을 형성, 포논의 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해 기존 보고된 산화아연 대비 열전도도를 약 40배 이상 감소시켰다. 

더불어 그래핀 계면은 소재 양단의 온도 차에 의해 형성된 전압이 극대화되는 에너지 여과작용을 효과적으로 유도해 제백계수를 향상시켰다. 

결과적으로 열전도도의 비약적 감소와 제백계수의 향상을 통해 지금까지 보고된 산화아연 중 중온 영역에서(350℃) 가장 높은 열전 성능 지수(zT, 0.486)를 달성했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나노구조화, 그래핀 복합화 전략은 그간 달성할 수 없었던 산화아연의 높은 열전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공장, 자동차, 전자소자 등에서 발생한 폐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냉매가 필요 없는 전자식 열전냉각 장치로 활용될 수 있어 ‘친환경성’과 ‘경제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석우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열전 성능이 낮은 소재가 나노구조화, 그래핀 복합화를 통해 높은 열전 성능을 갖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획기적 결과”라며 “가격, 환경 문제, 성능의 한계로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활용된 열전 발전 기술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과 미래기술연구실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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