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F 20d, 감성품질로 무장한 중형세단… 조금 비싼건 흠
[시승기] 재규어 XF 20d, 감성품질로 무장한 중형세단… 조금 비싼건 흠
  • 한승주
  • 승인 2019.05.27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산 감성품질 ‘우수’… 주행성능은 ‘무난’
가격경쟁력 의문이지만 개성‧매력 다양해
재규어 XF.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 XF.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스마트경제] 자동차의 ‘감성품질’은 최근 소비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과거엔 가격 경쟁력이 있거나 압도적인 주행성능을 갖춘 차량이 인기였다면 이제는 여기에 감성만족도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차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NVH라 불리는 즉, 소음(Noise), 진동(Vibration), 충격(Harshness)과 같은 요소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의 마감재,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시트 착좌감 등 수치로 표시할 수 없는 영역까지 만족시키기 위한 완성차업계의 노력은 수년전부터 이어져왔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의 경우에도 출시 3일만에 소음과 진동 등 초기 감성품질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점검문제로 출고 지연을 선언하기도 했다.

감성품질과 같은 맥락으로 국내에선 ‘하차감’이라는 신조어가 몇 년 전 탄생했다. 하차감은 차가 멈춘 뒤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에서 오는 느낌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국내에서 수입차의 인기가 높은 데에는 하차감이 한 몫 했다고 주장한다. "야! 좋은차 타는데" "저 차가 뭐지?" 이런 반응은 비싸지만, 고급 수입 세단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재규어 역시 높은 하차감을 자랑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특히 BMW와 벤츠가 양분하고 있는 중형세단 시장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델이 재규어 XF다.

재규어 XF. 사진=한승주 기자
재규어 XF. 사진=한승주 기자

재규어는 XF를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라고 정의한다. E 세그먼트의 차량과 스포츠 세단은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라 생각됐지만 XF의 외관을 살펴보니 곧바로 이해가 가능했다.

XF의 전장은 4954㎜에 이르고 전폭도 1880㎜로 작지 않은 체구지만 도무지 중형세단처럼 보이지 않는다. 1457㎜의 낮은 전고에다가 차체 전체가 굵직한 곡선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꺾인 프론트 엔드와 짧은 프론트 오버행, 길게 늘어진 모양의 테일램프와 트윈 머플러까지 스포츠 세단에 어울릴 법한 외관을 갖췄다.

재규어 XF 후면부. 사진=한승주 기자
재규어 XF 후면부. 사진=한승주 기자

스포티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세단다운 고급스러움이 특징이다. XF의 휠베이스는 2960㎜로 꽤 넉넉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1세대 모델 대비 레그룸과 헤드룸의 공간을 확보했고 시트의 착좌감이 우수하기 때문에 성인 남성도 2열에서 장기간 앉아있는 것이 큰 무리가 되지 않는다.

재규어 XF 2열. 사진=한승주 기자
재규어 XF 2열. 사진=한승주 기자

XF의 가장 큰 매력은 앞서 언급한 1열에서의 감성품질이다. 시동을 걸면 에어벤트가 360도 회전하며 오픈되고 다이얼 방식의 기어 변속기가 솟아 올라온다. 시트포지션이 낮지만 시야에 방해되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주행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시 보드를 가로지르는 알루미늄 피니셔와 형광 블루 컬러의 조명은 개성이 강하지만 이질감을 주지 않는다. 시인성이 탁월한 12.3인치 가상 계기판은 한국어를 포함한 세계 각 국 언어를 지원하고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변경된다.

사진=한승주 기자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밝기와 위치를 민감하게 조정할 수 있어 시인성이 높고 스티어링 휠 뒤편에 탑재된 패들시프트는 수동변속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다만 수입차 특유의 불편한 네비게이션 조작감, 왼손을 쭉 뻗어야만 조작할 수 있는 윈도우 개폐버튼은 아쉬운 부분이다.

시승모델은 XF 20d AWD 포트폴리오 트림으로 2,0리터의 I4 터보 디젤과 8단 자동 변속기가 내장돼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사진=한승주 기자
사진=한승주 기자

에코모드와 일반모드로 주행하면 부드러운 승차감을 뽐내고 스티어링 휠 조작도 민첩한 편이라 만족감이 높다.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구조와 최첨단 리벳 본딩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경량화를 통해 기존 XF 대비 약 190㎏이상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2.0리터 디젤엔진이다 보니 고속에서의 강력한 가속력을 느끼기엔 부족하지만 묵직하게 차체가 도로에 붙어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불편하지 않다. 더 강력한 주행성능은 3,0리터 디젤이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다른 트림에서 찾으면 된다.   

스포츠모드로 설정을 바꾸면 기어의 변속 타이밍이 늦어져 부드럽고 경쾌한 엔진음을 들을 수 있고 노면소음이나 풍절음도 잘 차단돼 주행에 방해되지 않는다.

재규어 XF.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 XF.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다만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부재는 아쉽다. 반자율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 경쟁모델에 비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다소 높게 책정된 가격도 소비자들이 다시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재규어 XF는 트림에 따라 6490만원부터 7760만원 사이로 가격이 형성돼있다. 독일 브랜드의 경쟁모델보다 결코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러나 만족감이 높은 내‧외부 디자인과 감성품질, 하차감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모델임은 분명하다. 또 재규어브랜드가 그간 단점으로 지적받던 사후 서비스 품질을 대폭 개선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한 포인트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