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전문가와 과학도들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를 상대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 4월 AI 연구자들이 AI의 무기화를 반대하는 보이콧을 선언한 이래, 특정 학술지를 상대로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져의 새로운 자매지는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는 2019년 1월 출판을 앞두고 있다.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는 "AI 분야의 최고의 연구를 다루겠다"고 밝혔지만, 연구 논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으로 전문가들의 공분을 샀다.
보이콧을 주도한 오리건 주립대의 토마스 디트리히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머신러닝(기계학습)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환경에서 연구를 이어왔다"며 "논문 접근을 제한하고 논문 게재비를 요구하는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는 우리의 분야에서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이 학술지를 선택하는 것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딥마인드, 페이스북, 아마존을 비롯한 전 세계의 개발자와 연구진이 "이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거나 검토 또는 편집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한국에서는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KAIST 명예교수)을 비롯해 국내 대학·기업·연구자 등 16명이 참여했다.
AI 분야 연구에서는 데이터와 소스코드를 공개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검토받으면서 빠르게 발전을 이뤄왔다.
이런 상황에서 구독료를 내는 기관과 학자에게만 논문을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출판사의 전통적인 정책이 AI 분야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머신 러닝 저널'의 편집자 전원은 일제히 사직하고 무료로 논문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액세스 저널 JMLR을 출시했다.
당시 편집자는 사임 서신을 통해 "저널은 빠르고 보편적인 접근을 제공함으로써 지적 커뮤니티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스프링거 네이처 측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저널 출판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덕행 기자 dh.lee@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