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피해보상접수 알고 있지만 가게 문닫고 갈 수 있나” "온라인 접수 한다고 하던데, 나이 드신 분들은 어떻게 할지" "딱히 피해를 증명할 방법도 없어… 그냥 두고보고 있네요"
KT 아현지사 화재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 상인들의 보상은 아직도 막막하다. KT는 화재 수습 이후 긴급하게 다양한 보상안을 내놓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주변 상인들의 마음까지 달래지는 못했다.
지난달 24일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의 통신구 연결 통로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서울 한강 이북 서부 지역에서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인터넷, IPTV, 휴대폰 등을 이용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 통신 장애로 고객 불편이 예상됐지만, 피해지역 카페, PC방, 프랜차이즈 등에서 결재 불능으로 영업을 할 수 없었단 사실이 알려지며 화재로 인한 후폭풍이 거셌다. 특히 이들이 대부분 영세 소상공인들이라 생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KT는 즉각 개인 고객과 소상공인을 위한 보상 방안을 서둘러 발표하고 임직원 전체가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보상 방안이 명확하지 않고, 피해지역 상가를 방문해 KT 직원들이 식사하는 등의 이벤트성 행사로는 성난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 소상공인연합회는 “피해 지역 식당 이용하기 캠페인은 사실상 KT 임직원을 동원한 여론 무마용 이벤트였다”며 “사고 이후 피해보상에 대해서도 KT 경영진은 진정성 없이 꼼수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화재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피해지역 소상인들의 속마음은 아직 치유되지 않은 듯 했다.
아현시장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연말 예약전화를 받지 못하고 카드 단말기가 먹통이 돼 큰 피해를 입었다”며 “그 피해액은 정확한 수치로 판단할 수 없는데 어떻게 보상받을지 막막하다”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용문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B씨는 “피해접수 실시하는 것은 알지만 가게 문을 닫고 갈 수 없는 형편”이라며 “사실상 피해보상은 포기한 상태”라며 말끝을 흐렸다.
KT는 생업으로 바쁜 피해 소상공인을 위해 오프라인 접수 외에도 온라인 접수 창구를 열었다. 지난 21일 오전부터 온라인 접수를 개시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피해 상인 구제에는 제한이 따랐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온라인 접수 또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상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이라며 "KT는 화재원인을 밝혀 불안감을 해소하고 직접 나서서 피해조사를 하고, 충분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