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협업 플랫폼 피그마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2조 원(약 1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올해 최대 기술기업 IPO 중 하나로 기록될 수 있다.

출처 : 피그마 공식 홈페이지
출처 : 피그마 공식 홈페이지

[스마트경제] 피그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예비심사 문서(S-1)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문서에는 발행 주식 수와 공모가 등 구체적 조건은 미정이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재무 실적은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

시장조사기관 르네상스 캐피털은 이번 IPO를 통해 피그마가 최대 15억 달러(약 2조 원)를 조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현재까지 2025년 최대 규모였던 코어위브(CoreWeave)의 IPO(15억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4년 피그마의 매출은 7억 4,900만 달러(약 1조 20억 원)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2025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하며 2억 2,820만 달러(약 3,1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총 12개월 기준 매출은 8억 2,100만 달러(약 1조 1,100억 원)에 달하며, 총이익률은 91%를 기록했다.

순이익 측면에서도 피그마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일회성 주식보상 비용으로 인해 7억 3,200만 달러(약 9,9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1,050만 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데 따른 일시적인 손실이었다. 이후 2024년 4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이익을 이어가고 있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피그마는 현재 기준으로 총부채가 없다고 명시했으며, 다만 회전형 대출 라인과 관련해 추후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영권 구조와 관련해서는, 공동 창업자인 딜런 필드 CEO가 IPO 이후에도 약 75%의 의결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피그마는 공동 창업자 에반 월리스가 2021년 회사를 떠났지만, 여전히 그 가족 신탁이 클래스 B 주식의 약 3분의 1(주당 15표)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모두 필드에게 위임된 상태다.

2024년에는 임직원 대상 구주 매각이 진행돼 일부 경영진이 지분을 현금화했다. 이 과정에서 딜런 필드는 약 2,000만 달러(약 27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그마도 인공지능(AI) 기반 디자인 툴 시장의 경쟁 심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신생 기업인 러버블(Lovable) 등은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피그마는 이에 대응해 자사 플랫폼에 생성형 AI 기능을 적극 통합하고 있다.

S-1 문서에서도 피그마는 “AI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당사의 제품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명시했다.

피그마의 IPO는 기술기업 상장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기술 스타트업들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경제 이종원 jwlee@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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