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성룡‧이연걸 대표작 포함...애니메이션‧게임 확장 계획도 밝혀
미국 감독조합은 창작 훼손 우려 표명...AI 활용 문화 충돌 드러나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스마트경제] 중국 정부 산하 비영리 재단인 중국영화재단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소룡, 성룡, 이연걸의 대표작을 포함한 홍콩 쿵푸 영화 100편을 재구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세계 젊은 관객층에 전통 무술 영화를 새롭게 소개하고 중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영화재단은 상하이참성문화미디어 등 민간기업과 협력해 100편의 홍콩 영화 판권을 AI 기술 기업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86년작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AI 기반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 버전이 제작 중이며, 이 과정에서 오우삼 특유의 시각적 언어를 AI가 구현하도록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미국 내 창작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감독조합(DGA)은 성명을 통해 "AI는 창작을 보완하는 도구일 수 있지만, 감독의 창의적 비전을 훼손하거나 원작을 왜곡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영화의 색채 변경, 민감 장면 삭제 등 본질을 해치는 방식은 명백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AI가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각기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은 AI 기술을 통해 콘텐츠 제작의 효율을 높이고, 감독 인력 없이도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영웅본색' 애니메이션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인력의 절반 이하인 30명 규모로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대학교 에릭 하윗 교수는 "중국은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낮기 때문에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반발이 적다"며 "기술 발전 과정에서 실직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전진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중국영화재단은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무협 게임 개발 등 다른 장르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유엔개발계획(UNDP)의 설문에 따르면 중국 국민의 83%가 AI 기술이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설계되었다고 믿는 반면, 미국에서는 이 수치가 37%에 불과해 양국 간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경제 이종원 jwlee@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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