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강용태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기계공학부 교수가 냉장고와 에어컨의 심장인 압축기를 없앤 새로운 냉각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소음과 냉매 가스가 없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무(無)압축기 냉장고’의 실현 가능성을 열었다.
본 연구 성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Science(IF=45.8)’ 온라인에 10월 23일 게재됐으며 11월 27일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질산염을 물에 녹일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용해 흡열 효과’를 냉각 에너지로 활용했다.
이후 염을 분리하고 재생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압축기 없이도 연속적인 냉각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원리를 적용한 시스템을 ‘칼로릭 냉장고(caloric refrigerator)’라 명명했다.
이 기술은 물과 염의 반응만으로 냉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작동 소음이 거의 없고 냉매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실험 결과 칼로릭 냉장고는 기존 압축식 냉장고보다 약 3배 높은 냉각 효율을 보였으며 동일한 냉방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최대 65%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가정용 냉장고 한 대만 교체해도 의미 있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 확대할 경우 여름철 전력 피크 완화와 탄소 저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국내 냉·난방기기 중 30%만 칼로릭 냉각 방식으로 전환해도 전력 절감과 함께 약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서울시 모든 가정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기술은 높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냉각 기술로 가정용 냉장고와 에어컨은 물론 데이터센터, 산업용 냉동, 전자기기 열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강용태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냉매 가스와 압축기 없이도 냉각이 가능한 새로운 방식의 냉각 기술로 기존 냉동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친환경 대안이 될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해 에너지 효율 혁신과 탄소중립 실현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