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김진호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이 하버드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학교 내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가 청소년의 우울감과 두통, 피로감, 소화불량 등 신체증상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학교 내 사회적 관계가 청소년의 정신·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IF=6.0, JCR 상위 4.6%)’에 10월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학업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학교는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정서와 일상을 형성하는 중요한 환경이다.
최근 교권 침해와 청소년 우울 증가, 학교폭력 등이 늘어나면서 학교 내 관계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온라인 상호작용이 확대되고 교실 내 고립감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친구·교사와의 안정적 연결이 아이들의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초등학생 2168명을 7년간 추적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를 분석해 친구·교사 관계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개인의 성향이나 유전 등 변하지 않는 요인을 통제하는 ‘개인 고정효과 모형’을 적용해 사회적 관계의 순수한 효과를 정밀하게 검증했다.
그 결과 친구 관계와 교사 관계 모두 학생들의 우울감과 신체적 불편함을 줄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무엇보다 친구 관계가 좋아질수록 그 수준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성별을 구분한 분석에서는 남학생의 경우 친구 관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여학생은 친구 관계와 더불어 교사와의 관계도 심리적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통해 ▲협동학습·또래 멘토링 등 친구 관계 강화 프로그램 ▲학생-교사 간 정서적 상호작용 확대 ▲상담 체계 고도화 ▲안전한 교실 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는 최근 교육부가 추진 중인 마음건강 프로젝트와 교사 지원 제도, AI 기반 학생 정서 모니터링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김진호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학생들은 또래와 교사를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위로받는다. 특히 여학생은 정서적 신호에 더 민감해 교사 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라며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학업 중심의 문화를 넘어 정서적 돌봄 기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4단계 BK21 정밀보건과학융합 교육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스마트경제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