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차트를 정복한 그룹 방탄소년단이 전세계에서 공인된 K-POP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신곡 'Fake Love'가 10위로 첫 순위에 진입했다. 역대 한국 가수 중 가장 높은 진입 순위(싸이 '젠틀맨'의 12위가 기존 1위)다. 다음 주에는 순위가 상승할 전망이다.
앞서 27일(현지시간) 발표된 ‘빌보드 200’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은 'LOVE YOURSELF 轉 TEAR'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Hot 100은 다양한 선호도를 합산한 싱글 차트이며, 200은 앨범 차트로 음반 판매량과 음원 관련 수치를 더해 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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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빌보드 차트 성적으로 방탄소년단은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의 기반도 튼튼하다. 이미 4년 전부터 일본에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고 오리콘 차트 1위도 다섯 차례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1·2위의 음악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과 일본의 음악 시장 규모는 172억1900만달러(약 18조6천억원)와 59억9600만달러(약 6조5천억원)에 달한다. 두 시장을 합친 규모는 한국 시장(8억5800만달러·약 9180억원)보다 약 27배 크다. 두 나라에서 활동하는 방탄소년단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올해 공연 수입에서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이기훈 연구원은 지난 1월 "방탄소년단은 단순히 아이돌 그룹을 넘어 남자 관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아티스트형 그룹으로 장기적으로 흥행한 빅뱅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 3대 기획사 출신으로, 데뷔 5년차에 누적 콘서트 규모 100만명을 달성했다"며 "빅뱅보다 빠른 수익화 과정이 진행 중으로 올해가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입지가 높아지면서 소속사 빅히트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기업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빅히트의 지분 25.71%를 2041억원에 사들였다. 따라서 당시 빅히트의 시장 가치는 약 8000억원으로 평가된다.
빌보드 차트 점령 이후에는 빅히트의 가치는 급증했다. 29일 MBC '정철진의 경제이슈'에서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최대 1조6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상장시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빅히트는 올해 하반기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정상 등극으로 관련 수혜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빅히트의 2대 주주인 넷마블은 대표적인 수혜주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G7 씽큐'의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LG전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 측에서 유튜브에 업로드한 방탄소년단 영상들의 합산 조회수는 1179만에 달한다. 가장 조회수가 많은 영상은 38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해외 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제품의 광고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키이스트 또한 관련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과 일본 활동 관련 전속 계약을 체결한 디지털어드벤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빅히트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아이리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거래 마감 시점 기준으로 넷마블(15만8000원), LG전자(9만6100원), 키이스트(3120원), 아이리버(9610원)는 전일 대비 각각 4.29%, 0.63%, 14.92%, 12.27% 상승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