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닭갈비에 푹 빠진 日여고생…'3차 한류붐' 분다
치즈 닭갈비에 푹 빠진 日여고생…'3차 한류붐' 분다
  • 백종모
  • 승인 2018.05.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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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ANCAMR·VIVI
사진=CANCAM·ViVi

일본 여학생들이 한국 치즈 닭갈비와 우유크림에 빠졌다. 그동안 주춤했던 한류 붐이 일본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예전과 달리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음식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매체들은 요즘 '3차 한류붐'이라는 단어를 쓴다. 2004년 '겨울연가' 붐으로 시작된 것을 1차 한류, 동방신기·소녀시대 등 K-POP 붐이 일어난 것을 2차 한류, 그리고 2015년경부터 일어난 새로운 움직임을 '3차 한류'라고 표현한다.

신오쿠보 한류거리 / 사진=스마트뉴스DB
신오쿠보 한류거리 / 사진=스마트뉴스DB

 

한류에 빠진 일본 여중·고생들

3차 한류는 대상층이 젊은 여성층으로 옮겨진 것과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든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1차 한류 붐이 중년 여성 중심이었던 것, 2차 한류 붐이 K-POP 등 대중문화에 국한됐던 것과 비교된다.

일본 조사 기관 AMF가 발표한 '2017년 JC·JK 유행어 대상'에서는 한국 관련 키워드가 3개 올라왔다. 트와이스(인물 부문 1위), 치즈닭갈비(제품 부문 1위), 우유크림(제품 부문 3위)다. '2018년 JC·JK 유행어 예상 순위'에는 카카오톡(앱 부문 1위)도 등장했다. JC(죠시 츄가쿠세)와 JK(죠시 고코세)는 각각 여중생과 여고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8월과 올해 5월 일본의 패션지 VIVI, CANCAM의 표지 모델을 맡았다. 이 잡지들은 10~20대의 젊은 여성이 주 독자층이다. CANCAM은 트와이스의 표지 모델 기용과 함께 한국 특집 기사를 실었다. 패션, 화장품, 카페 등 한국의 상품과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VIVI의 인터넷판에는 최신 한국 화장품 정보와 한국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기사들로 넘친다. 트와이스가 K-POP 뿐만 아니라 한국 패션과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사용된 것이다.

우유크림 / 사진=3CE
우유크림 / 사진=3CE

치즈 닭갈비와 우유크림에 빠진 일본

한국 음식과 화장품은 한류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유튜브에서 일본어로 '치즈 닭갈비'를 검색하면 3만 개가 넘는 영상이 등장한다. 먹방으로 유명한 기노시타 유카를 비롯해 웬만한 일본 인기 유튜버들은 관련 영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인조 '헤키트라하우스'는 지난해 7월 치즈 닭갈비 관련 영상에서 "여자들로부터 치즈 닭갈비가 지금 엄청난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치즈 닭갈비 요리 대결을 펼쳤다. 이들은 13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20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신오쿠보에는 치즈 닭갈비와 함께 한국식 치즈 핫도그가 유행해, 각각 90분 이상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우유크림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 '3CE'에서 출시한 제품명이다. 우유 성분으로 미백 효과가 있다는 콘셉트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CE뿐 아니라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여러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한 상태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로 '#한국화장품(韓国コスメ)'을 검색하면 23일 현재 62만건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한국여행(韓国旅行·94만), #한국요리(韓国料理·74만), #한국패션(韓国ファッション·73만) 등 한국 관련 글이 넘친다.

일본 매체 도요게이자이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들이 SNS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거나, 신오쿠보를 만남의 장소로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젊은 여성들이 신오쿠보 한류 거리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고 한국 음식을 즐기는 주 소비층인 셈이다.

일본에서 거의 쓰는 사람이 없는 카카오톡이 인기 예상 키워드로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도요게이자이는 "카카오톡 캐릭터 상품이 한국 관광 뒤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인기"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수치로 나타난 3차 한류붐

좀더 한국 문화에 심취한 경우 직접 한국을 찾는다. 도요게이자이는 "한국을 좋아하는 여고생들은 주말에 친구와 함께 한국여행을 즐긴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면 2박 3일 여행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국의 방탄소년단 관련 상품, 최신 유행 한국 화장품을 구매해 일본에 돌아간다고 한다.

이러한 한류 붐은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대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1976억원으로 2014년(1566억원)보다 21%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수는 2015년 184만명에서 2017년 231만명으로 22% 증가했다. 여성 입국객만 놓고 보면 2년만에 36% 늘어난 수치다.

이와 같은 한류붐은 SNS를 타고 계속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AMF 대표 시키 리카씨는 최근 뉴스포스트세븐 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커플 패션을 모방하거나, 연인끼리 닭살을 떠는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며 한국 상품에 대한 유행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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